본문 바로가기

마스터를 위한 자료

단편 시나리오 구상을 위한 가이드 (번역)

 

부제: 한때 영광스러웠던 파라노이아 커뮤니티, Paranoia-live.net 번역 시리즈 #3

 

미리 알립니다: 이 글의 내용은 제 개인적인 관점, 의견, 취향에 따른 것이지 ‘올바른 방법’이나 ‘이렇게 되어야만 한다’ 같은 게 아닙니다. 파라노이아를 마스터링하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 ‘올바른 방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을 ‘친절한 조언’ 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

 

자, 이제 임무를 구상하는 것에 대해 말해봅시다. 우선 ‘단편’이라는 것은 세션 한 번(3~6시간 정도 소요)으로 끝나고, 많은 준비 없이 마스터링할 수 있으며 커다란 이야기 구조의 일부가 아닌 플레이를 말합니다. 파라노이아 단편은 구상하기 정말로 쉽습니다. 실제로 마스터링을 하는 게 더 어려운 과정입니다.

 

파라노이아 단편을 빠르게 구상하려면, 다음 내용들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위기

(중심이 되는 위기를 말하는 겁니다. 중심적이지 않은 위기 정도야 늘 일어납니다.) 알파 컴플렉스에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오작동하는 엘리베이터나 미쳐버린 로봇과 같은 사소하고 일상적인 문제부터 닌자 군단이 알파 컴플렉스를 공포로 몰아넣는다는 중대한 문제까지 다양합니다. 플레이스타일이 클래식인 경우, 뭔가 세계관에 맞고 좀 말이 되는 문제로 설정하세요. 가령 닌자 군단은 클래식보다는 잽 스타일에 더 적합할 것입니다. 그래도 닌자 하나 정도라면 세계관에 맞게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미쳐버린 로봇이 적외 등급 노동자를 죽이고 옷을 훔쳐 입었다던가.

 

임무

트러블슈터들에게 내려온 임무로, 앞서 설정한 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고(‘적외 등급 노동자들의 식료품 폭동을 제압하라’) 연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대형식당에 있는 적외 등급 시민들에게 구강 위생의 3대 법칙을 설파하라’). 임무는 비밀 결사 지령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역주: 앞으로 드는 예시를 보건데, 비밀 결사 지령의 내용도 ‘임무’ 부분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충돌

위기와 임무가 부딪히는 상황입니다. 충돌이 꼭 클라이맥스는 아니어도 되지만, 보통 위기와 임무가 부딪히는 상황이 일종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내긴 합니다.

 

이 기본 구조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변형은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어, 임무가 컴퓨터님에게서 직접 내려온 것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책략일까요? 트러블슈터들이 임무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를 전달받을까요, 아니면 거의 검열된 채로 전달받을까요? (물론, 검열은 알지 말아야 할 정보로부터 트러블슈터들을 보호하기 위해 실행된 것입니다.) 이 위기를 이용해먹거나 해결하려고 하는 NPC가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들을 몇 번 해보면 시나리오의 질이 더욱 높아질 겁니다. 그래도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지는 마세요. 시나리오에 지나치게 많은 세부사항을 만드는 것은 당신과 플레이어들 모두를 정신사납게 할 뿐입니다.

 

 

다음 예시들은 실제로 전에 플레이한 적 있는 시나리오에서 따왔습니다.

 

예시 1 (by Fieari-U-PNX)

위기: 컴퓨터님께서 귀중한 데이터 처리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컴퓨터님이 수행하던 몇 가지 기능(주로 귀찮은 시민들을 다루는 데 관련된 기능들)을 멍청하기 짝이 없는 인공지능들에게 이관하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임무: 트러블슈터들은 인공지능의 메인프레임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트러블슈터 중 일부는 비밀 결사로부터 메인프레임을 지키라는 지령을 받았고, 몇몇은 파괴하라는 지령을 받았고, 일부는 몰래 빼돌리라는 지령을 받았습니다. (역주: 메인프레임 = 많은 입출력 장치를 신속하게 제어함으로써 다수의 사용자가 함께 쓸 수 있는 컴퓨터. 잘 모르겠으면 타디스 컨트롤룸을 검색해보세요.)

충돌: 트러블슈터들은 늦던 빠르던 인공지능 메인프레임을 파괴하거나 탈취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것입니다. 일부는 계획에 참여할 것이고, 나머지는 계획을 망치려 들겠죠.

 

예시 2 (by Takyn-U-RUN)

위기: 알파 컴플렉스 어딘가에 거대하고 살아 있는 잡식성 젤라틴 덩어리가 존재합니다.

임무: 바깥 세계로의 탈출을 계획하고 있는 자연사랑모임 단원들을 사로잡거나 사살하라. 다만 트러블슈터들에게는 ‘어디어디로 가서 빨갱이 무리를 다 죽이고 와라’ 정도의 간단한 명령이 전달됩니다.

충돌: 젤라틴 덩어리가 자연사랑모임 기지 바로 위에 둥지를 틀었으며, 자연사랑모임 회원들은 이를 알고 있습니다. 트러블슈터들이 기지에 들이닥치면 회원들은 천장을 뚫어 젤라틴 덩어리를 떨구려 할 것이고, 젤라틴 덩어리는 배가 아주 고픈 상태입니다. 그리고 트러블슈터들은 아주 훌륭한 먹잇감이죠.

 

예시 3 (by Yours Truly)

위기: 식품생산과에서 일하는 적외 등급 노동자 한 명이 아주 귀중한 ‘맥거핀’을 얻었습니다.

임무: 적외 등급 대형식당을 포위하라. 뭔가 수상한 것이 없는지 철저히 경계하라. 한편 PC들은 비밀 결사로부터 ‘맥거핀’을 손에 넣으라는 비밀 지령을 받습니다.

충돌: ‘뭔가 수상한 것’이 사실은 ‘맥거핀’을 손에 넣으려는 비밀 결사들의 음모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맥거핀’을 가지고 있는 적외 등급 노동자가 대형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비밀 결사들에서 공습 부대를 보냅니다. 트러블슈터들은 그 사이에 끼여 허우적댈 것입니다.

 

위기, 임무, 충돌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면 당신은 임무를 생각할 때마다 키득거리게 될 겁니다. (역주: 당신이 만들어낸 상황에 플레이어들이 얼마나 당황할지, 플레이어들은 어떤 행동을 할 지 상상하며 입꼬리가 올라간다면, 축하합니다. 성공입니다.)

 

원문 출처: https://www.reddit.com/r/ParanoiaRPG/comments/av9yv7/pln_archive_theoretical_jibberjab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