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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를 위한 자료

파라노이아 룰북 구입 가이드 (Perfect Edition 추가)

 

이번 글에서는 파라노이아 룰북을 어떻게 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거 파라노이아가 되게 판본이 많던데 어떤 걸 사야 하나요?' 같은 질문이 생각보다 자주 보이거든요. 실제로 판본이 많기도 하고 말이죠..

 

우선, 현재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파라노이아 판본은 파라노이아 XP, 파라노이아: 트러블슈터즈, 파라노이아 RED Clearance Edition, 파라노이아 Perfect Edition 이렇게 총 4개가 존재합니다. 이 중 한국에 공식으로 출판된 (혹은 결코 출판된 적 없는) 판본은 파라노이아: 트러블슈터즈이고, 가장 최신 판본은 파라노이아 Perfect Edition입니다. 파라노이아 PPE나 '최신판'이라고도 부릅니다.

 

개인적으로 파라노이아 마스터링을 시작하는 분께 가장 추천하는 것은 한국어판 파라노이아: 트러블슈터즈였습니다. 일단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아무리 악명이 높아도) 한국어로 된 책을 보는 것과 영어로 된 책을 보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관 설명이라던가, 알파 컴플렉스 내의 로봇, 약물, 무기, 비밀 결사 등등에 대한 세부적이고 룰적인 설명도 잘 되어 있는 편이기도 하고요. 다만, 절판된 데다가 중고 물량도 거의 없어 사실상 이제는 구할 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우연히 지인이 안 쓰는 룰북을 갖고 있었다든가 하는, 아주 운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한편 파라노이아 Red Clearance Edition은 다이스풀 시스템(여러 개의 주사위를 던져 특정한 눈 이상이 나온 주사위의 개수를 세어 판정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규칙을 말합니다)을 사용하는, 트러블슈터즈판에 비해 룰적 측면에서 엄청난 개선이 이루어진 판본입니다. 삽화도 모두 풀컬러로 되어 있고, 페이지 수가 적고 작아서 들고 다니기 훨씬 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시 정발이 안 되어 있다는 게 큰 단점이고, 트러블슈터즈판에 비해 세계관 설명이 많이 부족하고, 각종 사물이나 무기, NPC 등에 대한 룰적인 설명이 부족하여 마스터의 재량이 좀 필요합니다. 게다가 전투 등에 카드를 쓰기 때문에 ORPG 환경에서 세팅하기 좀 복잡합니다. (개인적으로는 Perfect Edition이 나온 지금은 그다지 살 이유가 없는 판본이라 생각합니다. 전투 규칙 하나만큼은 유니크하고 재미있지만요.)

 

마지막, 파라노이아 Perfect Edition은 (미정발이라는 점 빼고) 트러블슈터즈판의 장점과 Red Clearance Edition의 장점을 모두 합친, 그야말로 완벽한 판본입니다. 이전 판본으로 게임을 이미 즐기고 있던 마스터들을 위해 현존하는 모든 파라노이아 판본(5판 빼고. 5판은 결코 출판된 적이 없습니다.)의 고유 규칙을 새로운 판본에 변환하여 적용하는 방법을 제공해 주기도 하고요. 룰 부분은 Red Clearance Edition에서 카드를 빼고 기타 모호했던 규칙을 바로잡은 것이라, 그 세련됨은 그대로면서 ORPG 환경에서 준비하기도 더 편하고, 쓸데없는 혼란을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한편 무기, 약물, 방어구, 기타 장비들에 대한 룰적, 세계관적인 설명도 알차게 실려 있으며, 설령 XP판이나 트러블슈터즈판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세계관 관련하여 더욱 딥한 정보들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번역기 성능도 좋아져서 DeepL 문서 번역 같은 데다 돌리면 꽤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의 결과를 출력하니 영어에 약하시다면 이 판본을 사서 번역기를 써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각 판본을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아, XP판이요? XP판과 트러블슈터즈는 내용이 거의 일치합니다. XP판에서 쓰잘데기 없는 부분을 덜어내고 삽화를 깔끔하게 다듬은 게 트러블슈터즈 판이거든요. 알파 컴플렉스 사회의 경제 구조에 대한 장 하나가 생략된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말이죠.

 

※ 몇몇 일본 쪽 파라노이아 리플레이 영상에서 언급되는 '무료 공개된 판본'이란 과거 파라노이아 커뮤니티였던 Paranoia-live.net의 회원들이 만든 팬 창작 룰, 파라노이아-O를 의미합니다. 파라노이아-O의 원본은 2014년경 Paranoia-live.net이 만료되면서 소실되었고, 파라노이아-O의 일본어 번역본은 파라노이아 25주년 기념판이 일본에 정식 출간되면서 저작권자의 클레임에 의해 게시가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이들 아시는 것과는 다르게, 파라노이아-O는 단 한 번도 파라노이아 RPG 시리즈의 일부였거나 정식 출판물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파라노이아-O에 관심이 있다면, 유일하게 국내에 남아 있는 파라노이아-O 관련 자료인 딩가님의 번역물들을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2023년 12월 현재 블로그 폐쇄로 소실되었습니다)

 


1. 파라노이아 XP (2004)

제목 오른쪽의 뭔가 어색한 공간이 보이십니까?

 

영판 실물: 아마존에서 구할 수 있기는 한데, 중고로 사도 기본 60달러가 넘어가더군요. 물론 배송비는 따로일 테고요. 파라노이아 시리즈를 너무 사랑하셔서 고대 룰북을 소장하실 목적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영판 PDF: DrivethruRPG에서 9.99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을 위해 말씀드리면, DrivethruRPG는 해외 룰북 PDF를 취급하는 사이트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이트입니다. 간단하게 회원가입을 하고,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Add to Cart) 가격을 확인하고 Checkout을 눌러 결제 정보를 입력해 결제하면 PDF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 구매한 PDF는 My Library에서 다시 다운로드받는 것도 가능하고요.

 

 

2. 파라노이아: 트러블슈터즈 (2009(영판) / 2018(한국어판))

 

한국어판 실물: 알라딘에서 27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수정 테이프를 같이 구입하세요. 곧 쓸모있어질 겁니다. 판매중지 되었습니다.

 

한국어판 PDF: 알라딘리디북스에서 17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만 파라노이아 룰북은 텍스트가 왼쪽, 가운데, 오른쪽 총 3단으로 빽빽하게 들어차있기 때문에 스마프폰으로 보면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유의하세요. 그리고 PDF에는 수정 테이프를 쓸 수 없다는 것도. (PDF 파일을 따로 구매하는 것이 아닌, 뷰어를 통해서만 실행할 수 있습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판매중지 되었습니다.

 

영판 PDF: DrivethruRPG에서 9.99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파라노이아: 트러블슈터즈는 사고 싶지만 출판사에는 돈을 쓸 수 없고 그렇다고 중고 매물도 찾을 수 없는 분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하는 버전입니다. 트러블슈터즈 판을 '세계관 가이드' 같은 걸로 사려고 하는 거면 살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스터링 하려고 그러는 거면 지금 시점에서는 Perfect Edition을 사는 걸 추천합니다.

 

 

3. 파라노이아 RED Clearance Edition (2017)

 

영판 실물: 파라노이아 XP, 트러블슈터즈의 출판사이기도 한 Mongoose Publishing에서 40파운드(+배송비 8파운드)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40파운드짜리 실물 박스를 사면 PDF도 그냥 덤으로 줍니다. 구입을 하려면 우선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은 뒤 결제 정보와 배송지 주소를 입력해 결제하면 됩니다. 경험상 주문 후 택배가 도착하기까지는 약 2주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외 배송비 8파운드가 상당히 아까우므로, 기왕 사는 거 Mutant Explosion도 사시는 걸 권장합니다. (신판에 기본적으로 들어 있는 돌연변이 능력 카드는 고작 16개밖에 안됩니다. 확장 카드팩인 Mutant Explosion에는 약 50개의 추가 돌연변이 능력 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가격은 10파운드.)

 

영판 PDF: DrivethruRPG에서 29.99달러에 판매하고 있고, Mongoose Publishing에서 20파운드에 PDF만 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몽구스에서 사는 게 아직은 더 쌉니다. (23.12.26 기준: 20파운드는 현재 약 25달러 정도) 플레이에 쓰이는 카드도 PDF 형태로 들어 있습니다.

 

4. 파라노이아 Perfect Edition (2023)

 

영판 실물: 마찬가지로 Mongoose Publishing에서 40파운드(+배송비 8파운드)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40파운드짜리 실물 박스를 사면 PDF도 그냥 덤으로 줍니다. RCE판 구매 방법이랑 똑같습니다. 서플리먼트로 The Accomplice Book이라는 게 있는데, 위에 룰 설명에서 소개한 타 판본과의 호환성이니, 룰 변형 가이드니 하는 것들이 이 서플에 들어 있습니다. 더 자세한 세계관 설명도 들어 있고요. 그런 데 관심 있다면 The Accomplice Book PDF 정도는 사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판 PDF: DrivethruRPG에서 29.99달러에 판매하고 있고, Mongoose Publishing에서 24파운드에 PDF만 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RCE판과 달리 가격은 별 차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구매를 인증한 파라노이아 RED Clearance Edition 실물/PDF 및 구입자에 한해 제가 뉴비데이 때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룰 서머리와 카드 번역 자료, RCE에 수록된 공식 시나리오 번역 등을 공유해드리고 있습니다. (주의: 좀 된 자료라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파라노이아 Perfect Edition 실물/PDF 구입자에 대해서는 룰 서머리와 캐릭터메이킹 파트 번역까진 공유해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제 트위터 계정에 DM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