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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를 위한 자료

FAQ: 오프라인 세션에서 비밀 선언은 어떻게 처리하나요?

 

지금까지 여러 번 들어온 질문에 대해서 짧은 글을 하나 써볼까 합니다. 'Roll20이나 코코포리아, 디스코드 등 ORPG 환경에서는 다른 플레이어들 모르게 비밀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불가능한 오프라인 세션에서는 어떻게 비밀 메세지를 주고받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그다지 어려울 건 없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 모르게 보낼 수 없으면 다른 플레이어들 눈앞에서 대놓고 보내면 되죠. 고전적인 방식으로는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쪽지를 주고받는 방법이 있고, 좀더 현대식으로 하면 1:1로 오픈톡방을 파거나 디스코드 채널 하나씩 파서 그걸로 소통하면 됩니다. 정말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마스터와 잠시 다른 곳으로 가서 1:1로 대화하는 방법도 가능은 합니다. 

 

한편 그러면 비밀 메세지를 보내는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의 타겟이 되기 더 쉽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 실제로 해보면 별로 의미 없습니다. 처음에나 쪽지를 보내거나 핸드폰을 두들기는 게 어색해 보이지, 한 1시간 정도만 지나도 모든 플레이어가 너나할 것 없이 쪽지/메세지를 보내고 있을 테니까요. 오히려 '저 사람이 뭔가 하고 있다. 뭔지는 몰라도 가만히 있다가 죽을 순 없지.' 하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 더 활발한 개수작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각 방법의 장단점을 소개하자면:

 

1) 비추천: 마스터랑 잠시 다른 곳으로 가서 1:1로 대화하기

 마스터가 비밀 메세지를 동시에 처리하는 데 정말로 익숙하지 않다면 한 번 시도해 볼 만은 합니다. 하지만 마스터는 왔다갔다 해야 해서 힘들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그 동안 할 게 없는 데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플레이가 늘어집니다.

 

 

2) 고전적인 방법: 쪽지 주고받기

 

A4 용지의 1/8 ~ 1/4 정도 크기의 쪽지에 몰래 하려는 행동이나 PC 혼자만 알고 싶은 질문 등을 적어 그 내용이 보이지 않게 접어 마스터에게 건네고, 마스터 또한 필요하다면 플레이어에게 쪽지를 주는 그런 방식입니다. 채팅방을 파거나 디코 서버에 초대하는 등 귀찮은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지만, 마스터나 플레이어 중 하나가 악필이라면 좀 힘들어집니다. 직접 필기하는 속도가 핸드폰 타자 치는 속도보다 느린 편이라는 것도 단점입니다. 이건 플레이어들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요. 그리고 쪽지를 쓰면 세션이 끝나고 난 뒤 주고받은 쪽지의 언덕이 생겨서,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보람차곤 합니다.

 

 

이건 새벽 세션이라 그런지 쪽지가 그렇게 많진 않았지만, 아무튼 요런 식으로.

 

 

3) 현대적인 방법: 카톡이나 디스코드의 1:1 채팅 기능 사용하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사용 시 세팅 예시입니다.

 

저는 예전에 '그래도 쪽지가 주는 낭만이 있지' 파였는데, 솔직히 이게 가장 최선의 방식인 것 같긴 합니다. 노트북만 있으면 노트북이 마스터 스크린 역할도 해 주고, 캐릭터들의 정보도 옆에 띄워둘 수 있는 데다 이전에 오간 비밀 메세지를 다시 확인하기도 편하고, 비밀 메세지에 애매한 게 있을 경우 다시 물어보기도 편하고, 몰래 시나리오도 확인할 수 있고, 작성이랑 전달 속도도 빠르고.

 

단점이 있다면 마스터 쪽에서 플레이어에게 비밀 메세지를 보냈을 경우 플레이어가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정도입니다. 플레이어는 보통 세션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핸드폰에 메세지가 와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배터리의 문제도 있습니다. 세션을 하는 장소에 콘센트가 충분하다면 큰 문제가 안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많죠.

 

이 방식을 택할 경우 플레이어들의 오픈채팅방 닉네임을 캐릭터 이름으로 바꾸게 하고, (오픈채팅방 접속할 때 카카오프렌즈 아이콘 붙은 걸로 들어오면 해당 채팅방 내에서만 표시되는 닉네임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always on top처럼 창을 최상단에 고정해주는 프로그램과 함께 쓰면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