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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및 공작품

마빈-V의 기이하고 환상적인 세상 (번역)

부제한때 영광스러웠던 파라노이아 커뮤니티, Paranoia-live.net 번역 시리즈 #9

 

역주 1파라노이아 마스터 또는 파라노이아를 전혀 플레이할 생각이 없는 플레이어 외에는 시나리오를 열람해서는 안됩니다. 시나리오 내용을 미리 확인하는 행위는 TRPG의 재미를 완벽히 말살하는 방법임을 명심하세요. 또한 플레이어가 시나리오를 미리 열람해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책임지지 않습니다.

 

역주 2: 본 문서는 완벽하고 구체적인 시나리오 지침이라기보다는 시나리오 아이디어가 적힌 노트 같은 것일 뿐입니다. 이하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은 마스터인 당신의 몫입니다. 요소들을 형식에 맞게 잘 배치하기만 해도 그렇게 어려운 작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역주 3: 본 시나리오는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개의 에피소드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중편에 활용할 수도 있고, 1개 에피소드를 따로 떼어내 단편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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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등급: 자외

보안 등급 자외 미만의 시민이 이 정보를 알거나 보유하는 것은 반역이며, 즉결 처형의 대상이 됩니다.

 

서문

이 시나리오의 제목은 모든 보안 등급의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이 프로그래머들은 이 임무에 ‘얘는 내 애완동물 위글스예요. 악마적이고 정신을 지배하며 피에 굶주린 다람쥐죠!’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과연 우리가 어떤 제목을 선호할지 맞춰보십시오.

 

시나리오 개요

《마빈-V의 기이하고 환상적인 세상》은 파라노이아에서 자주 사용하는 요소들을 한데 뭉친, 잔혹하지만 즐거운 시나리오입니다. 자기들 지능보다 강력한 권력을 가진 고위 등급 시민들, 신의 말씀이라도 되는 양 지켜지는 온갖 관료주의적인 절차들, 뻑난 로봇, 바깥 세계에서 온 돌연변이, 꼬일대로 꼬인 비밀 결사의 음모, 녹색 등급 어깨들, 시체매 부대 등등... 이 모든 것이 컴퓨터님의 직접 지도 아래 당신의 롤플레잉을 극대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최소한 이런 요소들은 100% 파라노이아 느낌이 물씬 나는 것들이니, 이 점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시나리오 배경

마빈-V-PXB-4는 환경정신통제부의 다른 섹터 관리자들과 똑같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건 아니지만 그의 일을 즐기죠. 즐거움은 의무니까요. 마빈-V는 전형적인 방법(수많은 중상모략과 암살들)으로 PXB 구역의 서비스 그룹 관리자 지위를 따냈습니다. 그는 환경정신통제부의 다른 직원들에게 존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받아왔죠. 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자색 등급으로 승진한 순간, 마빈-V는 모든 열정을 잃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한 것이죠. 모략을 위한 치밀한 살인이 필요없어지게 되자, 마빈-V는 취미생활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약간의 배후 조종을 통해 마빈-V는 컴퓨터님의 구시대 기록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알파 컴플렉스가 무엇을 잊고 있었는지를 알아내기 시작했죠. 연구를 이어나가다 보니, 그는 자연사랑모임 단원들과 접선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자연사랑모임은 마빈-V와 같은, 자신의 지식을 확장시키고 싶은 권력가를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유일한 부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빈-V의 이런저런 호의를 바라고 한 행동이지만요.

 

자연사랑모임 단원들은 마빈-V가 자신들이 굴을 팔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랬습니다. 바깥 세계로 짧은 탐사를 떠나 살아있는 생물들을 가져올 수 있도록 말이죠. 마빈-V는 털에 덮인 돌연변이의 삽화가 실린 너덜거리는 구시대 기록에 대한 고찰만이 계속 이어지는 자연사랑모임 집회에 슬슬 싫증나던 참이었지만, 그래도 굴을 파는 작업을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자연사랑모임 단원들이 굴 파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자, 마빈-V는 드디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사랑모임은 지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작은 선물을 하나 배달했습니다. 바로 바깥 세계에서 데려온, 실제로 살아있는 돌연변이 생물을 애완동물로 준 것이죠. 단원들이 ‘위글스’라고 부르는 복슬복슬한 회색 다람쥐를 보자, 자연사랑모임에 대한 마빈-V의 의심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위글스의 강대한 정신 조종 능력이 마빈-V의 의식에 간섭했기 때문이죠.

 

위글스의 지시에 따라, 마빈-V는 PXB 섹터의 넓디넓은 부분을 구입해 알파 컴플렉스 최초의 자연박물관을 지을 공간을 확보하는 데 착수했습니다. 위글스가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마빈-V는 컴퓨터님의 허가를 받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죠. 위글스가 PXB 섹터의 서비스 그룹 노동자 전부를 로봇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알려주자, 마빈-V는 그렇게 했습니다. 과연 로봇들은 아름답게 일해나갔죠. 마빈-V, 위글스, 자연사랑모임 단원 몇 명과 바깥 세계에서 들여온 또 다른 돌연변이 생물들만을 제외하면 로봇이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 따라서 시민 실업률은 거의 100%에 가까워지고, 이웃한 구역에 잠입해 있는 내무감찰부 요원들은 슬슬 낌새를 알아차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마빈-V는 “위글스, 저 게으른 자식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라고 말했고, “내가 알아서 할게, 신경쓰지 마.”라고 위글스가 답했습니다. 텔레파시로요.

 

이후의 몇 달-주기 동안, PXB 섹터의 실업률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동시에 시민들의 수도 급격히 하락했고요. 위글스의 초활성 두뇌는 활동하는 데 어마어마한 양의 단백질을 필요로 하고, 동시에 그 강력한 정신지배 능력을 사용하는 데에도 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갔습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의 클론들을 먹어치우며 입맛이 형성된 결과, 위글스가 클론을 먹어치우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마빈-V가 외부에서 클론들을 들여올 방법을 강구해야 했을 정도로요.

 

마빈-V가 지금껏 환경정신통제부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은 올바른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지만 시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외부에서 탄성이 절로 나올 법한 돌연변이들을 더 들여온 결과, 자연박물관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었죠. 그래서 마빈-V는 이를 이용해 알파 컴플렉스 전역의 낭만주의자들과 자연사랑모임 단원들을 끌어들여 위글스의 먹이로 주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자연박물관에 대한 정보가 비밀 결사들을 통해 널리 퍼지자 수천 명의 시민들이 PXB 섹터로 전입 신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입 신청을 허가하는 것은 마빈-V의 몫이었습니다. 마빈-V는 계속해서 그들을 맞이했지만, 연-주기 동안 PXB 섹터의 인구는 0보다 조금 많은 정도에 간신히 머물렀습니다. 위글스는 컴퓨터님이 이런 패턴을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라는 걸 알았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마빈-V를 조종해 자신이 지능적이고 사악한 식인 다람쥐라는 것을 숨기도록 하는 것뿐이었고, 그마저도 꽤 오래 그래왔죠. 위글스는 자신이 결국 바깥세상으로 쫓겨나기까지 트러블슈터 팀 하나 정도가 파견될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는 것을 예측했습니다. 그럼 그 트러블슈터 팀 하나가 누구들이게요?

 

시나리오 요약

에피소드 1: 급박하고 정돈되지 못한 듯한 인상을 주는 브리핑 직후, 트러블슈터들은 PXB 섹터로 가서 PXB 섹터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전입 신청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조사할 것을 명령받습니다. (PXB 섹터로 이동하고 나서) 트러블슈터들은 PXB 섹터에 거주하는 건 로봇들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마빈-V와의 만남이 바로 주선됩니다. 마빈-V는 트러블슈터들에게 유창하게 거짓말을 해대며 그의 경비로봇들을 트러블슈터 팀과 맞붙입니다.

 

에피소드 2: 다음 클론들은 새로운 임무, 마빈-V의 행동을 감시하고 마빈-V가 어떤 반역을 저질렀는지 결정하라는 명령을 받고 다시 PXB 섹터로 향하게 됩니다. 결국 트러블슈터들은 자연박물관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바로 그 때 컴잘알에서 PXB 섹터 전체의 전원을 끊어버리고, 우리의 트러블슈터들은 불이 꺼진 상태에서 광분한 돌연변이 동물들과 뻑난 로봇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에피소드 3: 이번 트러블슈터들은 PXB 섹터의 전원을 복구하고 뻑난 로봇들을 정상 상태로 돌려놓으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컴잘알의 공격이 이웃한 섹터의 내무감찰부 녹색 어깨들을 PXB 섹터로 끌어들였다는 것입니다. 트러블슈터들이 PXB 섹터에 도착하면 녹색 어깨들은 자연박물관의 돌연변이 동물들과 서로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를 하고 있고, 결국 마지막에는 위글스가 등장합니다. 컴퓨터님은 ‘다람쥐는 달리는 자동차가 약점이다’라는 근거없는 믿음을 갖고 트러블슈터들에게 폭발물을 가득 실은 트럭을 타고 돌진하라고 명령하시고, 위글스는 자연사랑모임에서 파둔 굴을 따라 탈출합니다. 위글스는 속편이 나오기까지는 그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에피소드 4: 트러블슈터들이 돌아간 후, 마빈-V는 로봇들의 통제권을 다시 장악하고 동물들을 우리에 다시 몰아넣었습니다. 이번 트러블슈터들은 마빈-V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고 PXB 섹터로 보내집니다. 마빈-V는 그의 비밀 사령실에서 모든 수단을 다해 트러블슈터들을 괴롭히고 짜증나게 하고 방해하다가 결국에는 죽이려고 합니다. 마빈-V와 트러블슈터들 간의 일이 다 끝나면, 시체매 부대가 PXB 섹터에 강하하고 트러블슈터들은 내무감찰부의 어두침침한 심문실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상냥한 고문과 함께 최후의 디브리핑을 실시합시다.

 

종극

위글스와 마빈-V는 돌아올까요? PXB 섹터에서 퍼져나간 역병이 알파 컴플렉스에 영향을 미칠까요? 자연사랑모임과 낭만주의자 단원의 수는 과연 위글스가 없었을 적과 같이 돌아갈 수나 있을까요? 오직 컴퓨터님만이 아십니다.

 

 

원본 출처: https://www.reddit.com/r/ParanoiaRPG/comments/auhrj5/pln_archive_mission_the_weird_and_wonderful_world/?ref=share&ref_source=link